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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변 소요사태로 직격탄 맞은 요르단 관광업, 시리아 사태가 관건
연초부터 불어 닥친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소요사태가 몇몇 국가에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아라비아 반도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요르단은 지난 1월 중순부터 3월까지 거의 매주 금요일, 소규모 평화시위가 있었다. 그 후에는 현 국왕을 지지하는 세력과 보다 신속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세력 사이에 다소간 물리적 충돌도 뒤따랐다. 하지만 요르단 국왕의 발 빠른 민심 수습책으로 현재는 인근 국가들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모든 비즈니스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인접국 시리아와, 무바라크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이집트 정세로 인해 요르단은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국가 수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업과 의료관광산업이 가장 큰 직격탄을 받고 있다. 요르단 GDP에서 14%나 차지하고 있는 관광업의 경우, 금년 상반기 중 요르단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14.2%나 감소한 312만명에 그쳤고 관광수입 역시 12% 감소한 13억 28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종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5월부터 7월 사이 방문객 감소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인 페트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지 관광 종사자들에 의하면 체감 경기는 55년 만에 가장 심각하다고 한다. 실제 페트라를 방문해보면 종전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관광객으로 인해 한산할 정도다.

더구나 중동의 의료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요르단으로 매년 20만 여명의 외국인 환자들이 방문해 치료를 받았으나 금년 상반기 중 치료 목적으로 요르단을 방문한 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나 감소한 7만6000명에 그쳤다. 의료 관광 수입 역시 19%나 감소했다.

대부분의 유럽 또는 미국 관광객들은 이집트와 연계하여 요르단을 방문한다. 또한 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요르단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은 터키, 시리아를 거쳐 요르단으로 입국한다. 그러나 최근 시리아의 극심한 유혈 소요사태로 인해 시리아가 여행 금지국 으로 지정되면서부터 한국인들의 요르단 관광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요르단에서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시리아 소요사태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있으나 언제 끝날지 모를 시리아 사태로 인해, 요르단을 경유한 시리아로의 한국 상품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리아, 이집트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관광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높은 관광 상품 가격으로 인해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요르단은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청에 700만 달러를 지원하여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관광 프로모션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방송관계자들을 초청하여 요르단 정세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홍보하고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호텔 숙박료에 부과되는 세금을 현행 14%에서 8%로 인하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그러나 시리아 사태가 조속 종결되지 않는 한, 요르단 관광산업이 다시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기창 코트라 암만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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