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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연평도 포격만행 잊혀져 간 1년
북한 반인륜적 작태 여전

사과·재발방지 다짐없어

경제·군사력 등 내실강화

한반도 분단종식 앞당겨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은 지 오는 23일로 1년이 된다. 연평도에 가해진 북의 생생한 만행을 영상으로 지켜보면서 두고두고 잊혀질 것 같지 않은 1년 전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긴장되고 생생하던 모습을 잊은 지 오래고 그런 일이 있었나 할 정도로 무심히 살아가는 것 같아 이래도 되는 건지 자책을 해본다. 한 신문기사를 보고 가슴이 울컥하며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 뒤의 일이다.

“여보,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남편 김치백(당시 61세) 씨를 잃은 강성애(59) 씨가 남편이 보고 싶을 때마다 이렇게 ‘사랑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답변 없는 남편의 휴대전화로 보낸다는 사연이다. 1년이 지나도록 남편의 휴대전화를 해지하지 않은 채. 김 씨는 연평도에서 해병대 막사 설치 공사를 하다 북한의 포격 도발에 희생됐다.

강 씨는 “결혼 30년 만에 마련한 아파트 입주를 1주일 앞두고 세상을 떠난 남편이 사무치게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 1년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연평도 현지 주민의 충격은 너무나 커서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런데도 남한에서는 북한을 잘 대접해주지 않고 자극만 해서 연평도 사건을 자초한 것처럼 둘러대는 세력이 있다.

이보다 앞서 자행된 북한의 천안함 폭침은 눈으로 직접 본 게 아니어서 북한 소행으로 볼 수 없다고 우기는 그들이다. 그러나 북한의 연평도 만행만큼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황당하게도 남한 측에 책임이 있는 양 에둘러 말한다.

‘통영의 딸’ 신숙자(69) 씨 남편 오길남(69) 씨가 북한에 억류 중인 아내와 두 딸의 구출을 호소하기 위해 미국 의회와 유엔본부를 찾아간 사연도 너무나 안타깝다.

북한에 억류된 ‘통영의 딸’ 신 씨와 두 딸 혜원(35)ㆍ규원(33) 씨 모녀는 정치범 수용소를 거쳐 평안남도 평원군의 한 통제구역에서 참혹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씨는 “살아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도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며 “죽지 않고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정말 짐승의 꼴이라도, 뼈만 앙상한 모습이라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줘서…. 내 아내와 두 딸과 제가 부둥켜 안고 실컷 울었으면 좋겠습니다”고 호소했다. 오 씨 가족을 월북하도록 권유, 북한으로 보낸 유명한 작곡가 윤이상(1995년 사망)의 미망인과 딸은 김일성이 선물한 평양 인근의 전원주택에서 노년을 보내고 통영 집에도 다녀가곤 한다니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모르겠다.

신 씨 모녀는 ‘지옥’에 살고 있고, 신 씨 모녀를 그 지옥으로 보낸 인맥은 ‘지상천국’에 살고 있는 셈이라 하니 너무나 억울하고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 61년 전 6ㆍ25 불법남침 이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무력도발을 저질러온 북한이다. 북한은 반인륜적 소행을 사과하고 앞으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다짐을 해야 한다. 세계 유일의 냉전지대 한반도 분단 비극 종식을 위한 지름길은 정의를 바로 세워 정의가 불의를 제압하는 방법이다. 제압한다고 해서 선제적 무력행사를 하자는 게 아니라 경제력ㆍ군사력ㆍ정신력 면에서 절대 비교우위의 실력을 다져 감히 도발을 못하도록 하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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