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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연평 도발 1년, 우리 안보 이상 없나
23일은 북한이 서해 연평도를 포격도발한 날이다. 한낮에 한 시간이 넘도록 북한은 연평도 해병부대와 인근 마을에 수백 발의 포탄을 쏟아부었다. 해병대원 10여 명과 민간인이 다치거나 숨졌으며, 가옥 수십 채가 파괴됐다. 그렇게 당한 1년이 지났지만 우리 안보태세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우선 그날 조국을 위해 피 흘린 청춘들의 현주소가 참담하다. 병사들은 육체적 정신적 상처 때문에 정상적인 삶이 어렵다고 한다. 무릎 아래 신경이 죽어 태권도 사범 꿈을 접은 이, 위 기능 3분의 2를 잃은 이, 잘라낸 무릎 연골 4mm가 부족해 유공자가 못된 이 등 분하고 안타까운 사연이 절절하다. 반면 이들의 희생을 보고 해병에 자원입대한 유학생 정도현, 재현 형제의 늠름한 모습은 희망의 싹을 찾게 한다. 미국 코넬대와 시카고대 재학생으로 위기의 조국을 지키겠다며 지난 8월 자원입대, 북녘 코앞 서해 작은 섬에서 사주경계의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은 오늘 백령도 일대에서 작심하고 대규모 반격훈련을 실시한다. 1년 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전력증강의 면모를 과시, 그야말로 ‘초전박살’, 필살의지를 엿보이게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전시효과가 아닌 실전 대응태세다. 강한 군대로서의 내부 개혁이 먼저인 것이다. 가혹행위, 성추행 등 추악한 행위로부터 보이지 않게 퍼져나가는 기강해이를 근절해야 한다. 최근 공군의 최고급 작전기밀문서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상당 기간 모르고 지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바로 그런 사례다. 북측에 넘어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군 관련 보안 사건ㆍ사고는 공개된 것만도 지난해 29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22건이나 발생했다.

나아가 국가를 위해 희생된 이들에 대한 융통성 있는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이는 곧 군의 사기진작과 통한다. 부상자와 그 가족을 어루만지고 제대 후 직업을 보장하는 군 복지개선이야말로 그 어떤 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북한군을 초기 제압할 첨단무기 도입에도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군납비리 핑계와 지역구 복지 챙기기 위해 국방예산을 무조건 깎으려 드는 현재 예산안 심의 방식은 위험하다. 연평도 포격은 천안함 폭침 8개월 만에 일어났다. 이제 또 일정 시간이 지났으니 어떤 도발이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정치권의 종북, 친북세력이 계속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작태를 벌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특히 내년은 북한의 3대 세습 완성과 강성대국 원년이 겹치는 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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