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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깃털처럼 경박한 언행, 처신
저속한 말, 튀는 행동이

유행처럼 번지는 대한민국,

풍선처럼 날아가기 전에

좋은말 되찾기 운동이라도



문득 창밖의 까치 소리가 요란하다. 옛날에는 반가웠었는데 지금은 덜컹 겁부터 난다. 서울시장 보선과 한ㆍ미 FTA 국회 비준 이후 트위터 소동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새처럼 재잘대는 트위터, 직업과 연령, 남녀 구분 없이 재미를 느끼는 일단의 군상들이 있다. 페이스북까지 치면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사회네트워크서비스(SNS) 사회다.

그런데 트위터는 현행법상 책임이 별로 없다. 제멋대로 지져대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들이대면 만사형통이다. 말로, 글로 남을 폄하하거나 미풍양속을 흐리게 하면 피하는 게 지금까지 상식이다. 그게 트위터로 변하니까 달라졌다. 짧고 경박한 말, 거친 욕까지 상대방이 누구든 아픈 곳 콕콕 쑤셔댄다. 특히 요즘 일자리 없는 양극화 세태에서 울분의 공명장으로 트위터가 제격이다.

속되지만 재미있다는 ‘나꼼수’ 방송의 각광은 9월 이후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뭔가 변화를 추구하다 기존의 언론매체 아닌 스마트폰을 생각해낸 것이다. 여기서 그는 10ㆍ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내곡동 경호부지와 미국 업체에 미 의회 연설문 작성 의뢰,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1억짜리 스킨케어클럽 가입 등을 집중 조명, 대박을 터뜨렸다. 까슬리는 뒷담화로 정치 문외한 박원순 씨를 당선시킨 것이다. 그는 한 좌파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하’를 ‘가카’로 시작, ‘눈 찢어진 아이’는 예사고 중간 중간 삽입부로 ‘시발’을 양념으로 썼다. 문법이고 뭐고 없다. 사회불만층이 카타르시스를 맛보면 된다. 나꼼수의 간부인 전 국회의원이 멋모르고 여기 광고를 좀 넣어 돈 좀 벌고 정장 차림의 정식 매스컴 행세 하자고 했다가 총수에게 뒷방에서 ‘뒷담화ㆍ뒷다마’ 까는 식으로 끝까지 가야 한다는 퉁명을 받았다. 역시 왜 그가 뜨는지 알 만하다.

시장 선거가 박빙으로 가자 조국 서울대 교수는 당시 "선거 날 노부모는 온천 다녀오시게 했다"라는 트위터에 “진짜 효자”라고 응수했다. 나 후보 찍을 노년층을 배제시키자는 가벼운 언행이다. 자기는 안 늙는가. 훤칠한 키와 미남에 좋은 학벌, 직장, 또 자칭 강남좌파로서의 재력 등 꽤 괜찮게 보았던 인물이 허상화하는 순간이었다. 그 뒤 박원순 시장은 동국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백날 해도 안 되는 등록금 인하 투쟁보다 왜 철폐 투쟁을 안 하는가’ 질타했다. 독일과 스웨덴, 핀란드 예까지 들어가며 부추겼다. 한국 실정에 가능한 일인가.

11월 22일 한ㆍ미 FTA 비준안이 여당에 의해 국회를 통과하자 쏟아지는 트위터가 재잘거림 정도가 아니다. 김선동 민노당 의원은 국회 안에 최루탄을 터뜨리고 안중근, 윤봉길 의사를 자처했다. 정동영 의원이 한ㆍ미 FTA 추진 관련자들을 이완용 등 매국노로 부른 것과 또 다르다. 두 사람 다 국민의 70% 이상이 한ㆍ미 FTA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쯤 귀를 막았다. 반대 시위대 속에서 종로경찰서장이 얻어맞자 이번에는 형사가 때린 자작극을 주장한다. 급기야 일부 판사까지 나서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이 자신 위해 나라를 팔어먹었다"고 트위터에 올려 사법부가 요란하다. 판사 개인의견을 공개해놓고 만일 그 문제가 자기에게 배당된다면 어찌 할 것인가. 모두 가볍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풍선처럼 훅 날려갈까 두렵다. 한나라당 대표마저 ‘아구통’ 소리를 하는 판이니 이게 어디로 가는 배냐. 운전 중 욕을 자주 하는 한 목사님이 입을 정화하기 위해 꾸며낸 오래된 조크가 있다. ‘놈’은 1번, ‘새끼’는 2번, ‘x발’은 3번 식으로 정해놓고 수시로 ‘에이 1번’ ‘에이 2번’ 했다는 것이다. 정치인, 자칭 언론인, 시민운동가 등이 좋은 말로 비판하는 시대를 대망한다. 더불어 묵직한 바위 같은 지도자도. "아름다운 시를 배우지 않고는 좋은 말을 할 수 없다"고 한 공자 아들 공리의 말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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