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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출마 선언 도미노의 정치판 패닉
초선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내년 불출마 선언을 하자 1시간여 뒤 6선의 이상득 의원이 또 불출마 선언을 했다. 민주당은 야당통합안 가결을 놓고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폭력사태를 연출했다. 정치권이 대지각변동으로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잇따른 선거 패배와 민심 이반으로 얼이 빠진 상태다. 이명박 정권 4년 내내 방어적 수비정치만 해오던 박근혜 전 대표가 그나마 새 구심력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는 당내 요구가 빗발친다. 하지만 침몰 직전의 난파선을 재정비하고 새 항로를 개척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민심 이반이 너무 현격하고 집권세력의 통치능력과 비전의 한계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난 때문이다. 오죽하면 초선의 홍 의원이 스스로 한계를 고백하고 쇄신파 의원들의 선봉에서 자폭 비슷이 선언을 했겠는가. 민주당 역시 집권당의 자충수와 헛발질로 짭짤한 반사수입을 챙겨왔지만 고질적 네거티브 정치본색을 체질화하면서 비생산 정치집단으로 불신을 받게 됐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은 바로 이 같은 제도정치와 정당정치에 대한 도매금 불신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11일 임시 전대를 통해 일단 야권통합의 이니셔티브를 쥐게 됐다.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과의 새 지도부 구성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통합 교섭과정에서 기선을 잡게 됐다. 이에 비해 여당 사정은 한결 난감하다. 설사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혁신을 주도한다 해도 그 효과는 미지수다. 우선 여당 내 참신한 새 인물을 찾기 어렵고 기득권과 계파 이해를 초월한 리더십과 정치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재목들로 적당히 리모델링하고 새 간판을 달아봤자 크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여당이 진실로 환골탈태의 혁신을 실현하려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외부 새 인물들을 전면적으로 영입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본다. 그러려면 비상대책위부터 신망 있는 외부 명사를 초빙해야 한다. 보수 신당 추진파 등 모든 바깥 세력과 보수 대연합 구축을 해야 한다. 완벽하게 달라진 참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임시변통이나 적당한 타협으로는 결코 떠난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 ‘만사형통’ 별명의 대통령 친형이 온갖 구설수 끝에 물러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촉망받던 소장 정치인들까지 떠나게 만드는 정치판으로는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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