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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보따리 푼 밸류업, 더 과감해질 필요있다

3일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밸류업 세부 대책을 내놨다. 배당을 늘린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고, 주주의 배당소득세도 최고 20%포인트까지 낮추는 게 골자다. 지난 5월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빠졌던 세제 혜택을 담은 것으로 배당을 늘린 기업과 투자자 모두 세 부담을 덜게 된다. 올 상반기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 시장들의 증시가 크게 올랐지만 우리만 지지부진하다. 투자 매력을 꺽는 요인들을 개선하는 게 한번으로 끝나선 안된다.

법인세 감면은 밸류업 유인책의 핵심이다. 과거 3년 평균보다 배당을 5% 넘게 늘리거나 자사주를 더 소각한 회사는 초과분의 5%를 법인세에서 깍아주는 게 정부안이다. 밸류업 기업의 주주들은 배당을 더 받으면서 추가로 배당소득세 감면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배당소득세는 금융소득 2000만원까지는 증가분에 한해 원천징수율을 14%에서 9%로 낮추고 2000만원 초과 시엔 종합소득세 최고세율을 45%에서 25%로 줄여주기로 했다. 최대 주주의 주식 상속·증여 때 최고 세율이 50%에서 60%로 올라가는 주식 할증도 없애기로 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하겠다는 입장 그대로다. 하지만 이 정도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장 반응은 시들하다. 배당을 늘린 기업과 주주에 대한 세금 인하 폭이 크지 않아 기업들이 행동할 유인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령 평균 1000억원을 배당하던 기업이 배당을 1150억원으로 늘린 경우 5% 초과분인 100억원에 대해 5%의 세액공제를 받아 감세 혜택이 5억원에 불과하다. 투자자 세 혜택도 마찬가지다. 밸류업 기업의 배당소득이 20% 늘어 배당소득이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늘면 증가분인 200만 원은 세율 9%를 적용하고 나머지 1000만 원에 대해선 기존 세율인 14%를 적용해 세 혜택이 10만원 주는 정도에 그친다. 2400만원의 배당소득자라면 20만원 세혜택이 주어진다. 그나마 국회에서 법 통과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일본도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10년이 걸렸다. 기업 가치 증진과 지속성장을 이끌 꾸준한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기업도 강제해서가 아니라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스스로 변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가 이번에 역동 경제 로드맵으로 함께 내놓은 25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지원과 먹거리 안정화 대책 등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야당도 무턱대고 ‘부자감세’로 몰아갈 게 아니라 시장을 살릴 과감한 대안을 제시해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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