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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장사 접고 실업자된 자영업자 급증, 땜질식으론 안 된다

사업부진으로 장사를 접은 뒤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들이 1년 새 20%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는 월평균 2만6000명으로, 1년 전(2만1000명)보다 23.1%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줄었다가 내수부진으로 2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재취업도 하지 않고 노동시장을 떠난 이도 6%나 늘었다. 재기할 의욕을 잃고 주저앉은 이들이 포기하지 않게 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는 91만8000명으로, 1년 전(85만9000명)에 비해 6.9% 늘었다. 이 중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증가폭은 전체 실업자의 증가폭보다 3배 이상 많다. 지난해(5.9%)와 비교해도 놀라울 정도다.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내수 부진으로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은 뒤 구직 활동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말이다. 특히 자영업자 출신 가운데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가 2년 연속 늘어나고 있는 점은 심상치 않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의 비경활은 오히려 줄었는데 ‘나홀로 사장’에서 비경활이 8.3%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대부분으로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기술 기반의 창업보다 음식·숙박업 비중이 커 경기에 쉽게 흔들린다. 더구나 최근에는 자영업자가 20대와 60대에서 크게 늘었다. 20대 ‘나홀로 사장’ 업체는 2019년 6만9000개였던 게 코로나 기간인 2020년 18만2000개로 급증했다. 취업문이 좁아지자 아예 창업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기대했던 경기회복은커녕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본이 취약한 자영업자 상당수가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애초 일자리를 대신해 자기 사업을 했기에 이후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꾸준히 증가하는 60대 창업도 마찬가지다. 임금근로자에서 은퇴한 뒤 창업전선에 뛰어든 이들이라 사업을 접은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가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장책적 고민이 더 필요하다. 지원의 대부분이 배달료·임대료·전기료 등 고정비용 부담 완화와 대출 만기 연장 등 일시적 처방에 그친다. 당장 급한 불을 꺼주는 지원도 필요하지만 자영업 경쟁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새출발기금 확대를 통한 재기 지원과 함께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플랫폼기업과의 상생, 자영업자 협업 플랫폼 구축 등 지속 가능성을 키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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