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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채 선진국 클럽’ 편입, 주식시장 매력도 높여야

한국 국채가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들어가게 됐다.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지정된 지 4차례 시도 끝의 성공이다. WGBI는 블룸버그, JP모건 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 지수로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지침서 역할을 한다. 미국·영국·일본 등 금융 선진국과 중국·멕시코·남아공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들이 여기에 속해 있다. 우리 금융시장은 세계10위권인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뒤떨어진 평가를 받아왔다. 글로벌 대표 금융시장에서 소외돼왔다는 뜻으로, 이제 규모에 걸맞은 평가를 받는 중요한 발걸음을 뗀 셈이다.

WGBI 편입은 정부의 다양한 노력이 거둔 성과다. 그간 국채 발행 규모, 국가 신용등급은 충족했지만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많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외국인의 투자 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도록 제도를 고치고, 원-달러 거래 시간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하는 등 정부가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선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외국인이 별도의 국내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국채를 사들일 수 있도록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의 국채통합계좌를 개설했다. 금융 시장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인 노력들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WGBI 편입 효과는 적지 않다. 한국이 WGBI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대인 점을 고려하면 약 75조원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한국 국채 관심도가 올라가 최대 90조원까지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외국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기업의 회사채,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시장 금리가 떨어지게 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WGBI 편입으로 500억~60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 국채 금리가 0.2~0.6%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1~2차례 내리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국가의 이자 비용, 기업 자금 조달 비용 절감과 외환시장 안정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크다.

숙제는 남아있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규모 면에서는 이미 선진국 수준이지만, 여러 시장 제약으로 지수 편입이 줄곧 좌절됐다. 올해 후보군에도 오르지 못했는데 공매도 금지 조치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공매도는 시장에서 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도모하는 중요한 투자 수단이다. 증시 선진화를 가로막는 걸림돌 제거와 함께 공매도 문제도 개선해 채권 시장에서 거둔 성과가 빛이 바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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