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한반도가 신냉전의 최전선 돼선 안된다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참전 개시를 공식 확인한데 이어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담긴 일련의 영상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 주는 충격과 파장이 크다. 북한의 파병은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에의 가담이다. 또 국제사회의 안보 질서를 흔들고 한반도를 진영 대결의 전장으로 몰고가는 위험천만한 도발이다. 정부는 북·러간 불법 군사 거래가 더 이상 진전·확산되지 않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반도가 다시금 신냉전의 최전선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19일(현지시간) CNN은 파병 북한군에 군복과 군화 등을 지급하기 위해 러시아가 준비한 한글 설문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군 산하 전략소통센터(SPRAVDI)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러시아 기지에서 보급품을 받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텔레그램 채널 파라팩스는 파병된 북한 군인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며 줄지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국정원의 정보를 확인하는 증거들이다.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미 1차로 1500명의 북한군 선발대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으며 향후 총 파병 규모는 1만2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참전은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러시아쪽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우리로선 무엇보다 한반도를 다시 한번 국제적 진영 대결의 군사적·외교적 최전선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북한이 자국 병사들을 살상의 전쟁터로 내모는 것은 러시아로부터의 경제적·군사적 대가를 위해서라는 것은 뻔한 일이다. 러시아로부터의 식량·에너지 지원과 핵·미사일 기술 이전이 목표일 것이다. 또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러시아와 밀착하며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제재로부터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국적으로 북한은 러시아와의 동맹을 지렛대 삼아 대미, 대서방 협상력을 강화하고, 핵보유 인정과 체제 보장을 도모하려 할 것이다.

북한 파병에 맞서 우리는 정부가 거듭 밝힌대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우크라이나전 종식과 평화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안보·외교 전략의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제재 강화를 비롯한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개선과 관리를 위한 특단의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한반도가 신냉전 시대의 뇌관이 되지 않기 위해선 우리의 주도적 전략이 중요하다.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