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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가 묵은김치라 미안하대요”…배춧값 안정은 언제?
22일 배추1포기 소매가 8864원
가격 내려도 평년 가격 두배 수준
17일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준고랭지에서 농민들이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어머니가 묵은김치를 내 주면서 미안해하네요.”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배춧값은 평년의 두 배 수준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는 이달 하순부터 예년 가격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배춧값 하락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2일 기준 배추 1포기의 소매가격은 8864원으로 전날(9162원)보다 3.25% 하락했다. 이달 오름세를 보인 배춧값은 17일(9363원) 정점을 찍은 후 내려가고 있다. 지난달(9581원)보다는 떨어졌지만, 평년(4912원) 가격보다 비싸다.

배춧값 강세는 지난달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배추 생육이 부진해 공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는 배춧값 안정을 위해 지난 9월부터 중국산 배추 48톤을 들여왔지만, 극적인 가격 회복은 없었다.

배춧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은 이른바 ‘배추대란’을 겪고 있다. 서울 영등포에 사는 40대 박모 씨는 “어머니가 두 달에 한 번씩 김치를 하는데, 9월부터는 못하고 있다”며 “어머니가 묵은김치를 주며 미안해하더라”고 말했다.

포장김치 품절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 씨는 “지난 주말 인근 마트에 갔는데 ‘수급 문제로 김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공지가 붙어 결국 김치를 못 사고 돌아왔다”며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동구에 사는 30대 신모 씨 역시 “둘째 아이가 좋아해 매번 식탁에 올리는 백김치도 모두 동나 살 수 없었다”고 했다.

정부는 이달 하순부터 예년 가격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령 농림부 장관 역시 전날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김장배추 작황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평년 정도의 생육을 보여 가격도 그 정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매가격 하락분은 이번 주 후반 소매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다음 주 정도 되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추산식품부 역시 자료를 내고 “배추 가격은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지속 하락 중이며. 주산지인 충남·호남 지역에서 본격 출하되는 11월 상순에 하락폭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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