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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스트 후보’ 극과 극…‘외조 앞장’ 엠호프 vs ‘은둔 속 동조’ 멜라니아[2024 美대선]
엠호프, 변호사 접고 해리스 외조…선거 활동에 전념
멜라니아,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연설·행사 피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 후보 뿐 아니라 백악관에 함께 입성할 후보 배우자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더그) 엠호프(64)는 미국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을 꿈꾸고 있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54)는 ‘퍼스트 레이디 2기’를 노리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엠호프와 멜라니아는 출신부터 행보까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엠호프는 미국 뉴욕의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립대 노스리지, 서던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방송연예 분야 전문 변호사로 30년 이상 일했다.

그러다 2020년 12월 해리스가 부통령이 되자 이해충돌 우려를 피하기 위해 변호사 활동을 접고 조지타운대 로스쿨 방문교수가 됐다.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모델로 일하다 트럼프와 결혼한 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멜라니아는 미국 역사상 해외 태생의 두 번째 퍼스트 레이디가 됐다. 과거 미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영부인은 1825년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의 아내 루이자 애덤스밖에 없었다. 루이자는 영국 출생이긴 하지만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데 비해 멜라니아는 외국계 가정에서 태어난 첫 영부인이었다.

엠호프는 대선 레이스 전면에 나서 해리스를 지원하며 ‘외조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엠호프는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후 5주 동안 12개 주, 30곳 이상을 돌며 공격적으로 선거 운동을 도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그는 해리스와 동반하는 주요 행사는 물론, 별도로도 경합주 등을 찾아다니며 아내를 홍보하는 데 앞장섰다.

엠호프가 변호사 시절 연예계와 깊은 인연을 맺은 것을 기반으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회장, ‘그레이 아나토미’ 작가 겸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 등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해리스를 지지하기도 했다.

엠호프는 대선 관련 발언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카멀라는 즐거운 전사다. 그것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항상 해 왔던 일을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선거에서 여러분 가족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 해리스는 내 삶에서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정확히 맞는 사람이었고, 지금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 순간에 정확히 맞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에 대한 공격도 서슴치 않는다. 엠호프는 지난 14일(현지시간)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지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대패했기(he got his ass kicked) 때문에 해리스와 추가 토론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21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대인 유권자 집회에서는 “트럼프는 가는 곳마다 반유대주의를 조장한다. 그는 우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자신과 같은 유대계 표심에 호소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가톨릭 자선기금 모금 행사 ‘알 스미스’ 연례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UPI]

반면 멜라니아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와 전처 사이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에 상대적으로 가려졌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더욱 은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멜라니아는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대선 가도에 나선 후에도 대부분 행사에 동행하지 않은 채 두문불출했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오랜 관행을 깨고 후보 배우자의 연설을 건너뛰고, 트럼프의 키스를 피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불화설을 낳기도 했다.

이후 10주 이상 선거 운동에 나타나지 않다가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가끔 모습을 드러내며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10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앞서 7월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과 관련, “주변의 침묵이 무겁게 느껴진다. 왜 연설 전에 총격범을 체포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일각에서 제기한 암살 음모론에 동조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지원을 한 것이다. 다만 해당 영상도 트럼프 홍보 영상이 아닌 자신의 회고록 ‘멜라니아’를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었다.

그는 회고록과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멜라니아는 지난 17일 뉴욕에서 열린 가톨릭 자선기금 모금 행사 ‘알 스미스’ 연례 만찬에는 트럼프와 함께 참석했다. 부부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멜라니아의 행사 참석 소식을 보도한 NBC는 측근을 인용, “멜라니아 여사가 행사 참석을 결심한 것은 그것이 오랜 전통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여사의 공개 활동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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