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이 10일(한국시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와 경기에서 브라이턴에 동점골을 허용하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18년 만에 공식전 4연패를 당했다.

맨시티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시즌 첫 리그 2연패를 포함해 공식전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맨시티는 앞서 지난달 31일 토트넘 홋스퍼와 리그컵 16강전에서 1-2, 이달 3일 본머스와 정규리그 경기에서 1-2, 6일 스포르팅(포르투갈)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1-4로 연달아 패한 바 있다.

맨시티가 공식전 4연패를 당한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자본에 인수되기 전인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EPL 우승을 여섯 차례나 지휘한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력에도 오점이 될 만한 결과다. 맨시티를 이끌기 전에도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만을 지휘한 그가 4연패를 당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BBC에 따르면 그가 2014-2015시즌 뮌헨 감독을 지낼 때 4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다만, 그중 한 경기는 승부차기에서 패한 것이어서 기록상으로는 무승부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이자 올해 발롱도르를 거머쥔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 등 핵심 자원의 줄부상이 맨시티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사비뉴, 잭 그릴리시, 카일 워커 등 부상 중이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다시 전열로 복귀하고 있기에 맨시티의 부진이 아주 오래가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날은 햄스트링을 다쳐 두 달 넘게 전열에서 빠져 있던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후반에 교체 투입돼 1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복귀를 알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 중 일부가 A매치 휴식기에 국가대표팀에 소집된다는 점은 변수다. 막 회복한 이들이 대표팀에서 건강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시 골머리를 싸매야 한다.

이날 맨시티는 전반 23분 만에 '골잡이' 엘링 홀란이 득점포를 가동해 부진에서 여유롭게 탈출하는 듯했다.

마테오 코바치치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홀란은 두 명의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슈팅까지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전 밀리는 듯하던 브라이턴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맨시티를 위협했다.

그러더니 후반 33분 혼전 상황에서 터진 주앙 페드루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분 뒤에는 매트 오라일리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페드루의 전진 패스를 받은 오라일리는 왼발 슈팅을 골대 오른쪽에 꽂았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맨시티의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게 사람들이 원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워낙 많이 우승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경기가 안 풀리면, 내가 제일 먼저 '아, 안 좋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 난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경기력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맨시티는 현재 2위(승점 23)다.

선두 리버풀은 리그 2연승을 달리며 맨시티와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참가 중인 모든 대회를 놓고 보면 맨시티와 반대로 4연승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이날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다르윈 누녜스와 무함마드 살라흐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2-0으로 완승했다.

리버풀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는 "시즌 시작 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면, 우리가 우승 후보라고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우승 후보가 맞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