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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한 여친을 위해" 자수한 20대男…나란히 실형
지난 4월 29일 오전 5시 45분께 진천군 덕산읍에서 A 씨와 B 씨가 탄 SUV 한 대가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가 일어났다.[충북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음주운전을 하다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를 낸 20대 여성과 그 대신 자신이 운전했다고 자수한 20대 남성이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12일 재물손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음주운전, 범인도피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20대 여성 B 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하되,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지난 4월 29일 오전 5시 45분께 충북 진천군 덕산읍에서 한 상가로 돌진한 SUV의 탑승자다. A 씨는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고,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만취 상태로 나타났다.

A 씨는 경찰에 "소주 6병을 마신 뒤 여자친구를 태우고 20㎞가량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A 씨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했기에 B 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이 CCTV를 확인해보니 실제 운전자는 A 씨가 아닌 여자친구 B 씨였다.

알고 보니 A 씨와 B 씨는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나와 처음에는 A 씨가 100m 가량 운전했다. 그러다 B 씨에게 운전연습을 시켜주겠다며 B 씨에게 운전대를 넘겼고, B 씨가 700m 정도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것이었다.

해당 차량은 A 씨 명의로 빌린 렌터카였기에, A 씨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본인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경찰에 허위 진술했다.

A 씨는 또 사고 당시 10cm 길이의 유리창 파편을 들고 사고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과거에도 보험사기와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안 부장판사는 "경찰관에게 유리 파편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도무지 법질서를 지키려는 의지를 볼 수 없다"며 "자백하고 있으나 출소한지 얼마 안된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B 씨도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선 B 씨에게 가장 유리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을 때 처벌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해 변제 등을 이유로 B 씨를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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