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셀피글로벌의 거래정지 사태 배후로 지목된 기업사냥꾼이 별건의 사기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식 거래정지 피해를 본 주주들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셀피글로벌 주주조합은 지난 12일 거래정지 사태 배후로 지목된 안모 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안씨의 별건 사기 혐의 재판을 맡은 서울동부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안씨는 2년 연속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셀피글로벌의 주주들로부터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주주조합은 지난달 29일부터 2주 동안 안씨의 엄벌을 원하는 피해자들의 탄원을 공개 모집했다. 이번 탄원서에는 셀피글로벌 주주를 비롯한 피해자 429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무자본 인수합병(M&A) 기업사냥꾼인 안씨 일당이 셀피글로벌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횡령과 배임 혐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건실하던 회사는 상장폐지의 기로에 서 있다”며 “안씨는 아무런 공식직함을 보유하지도 않은 채 측근들을 임원으로 앉혀 각종 비위행위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으며, 셀피글로벌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상장사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회사를 장악해 주가조작과 횡령·배임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기업사냥꾼 안씨가 또 다른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대한민국 증시에서 안씨 같은 자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오는 1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연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안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2019년 8월 창업투자사를 운영하는 박모 씨와 공모해 피해자 A씨에게 ‘박씨가 운영하는 면세점 송객수수료 사업체 M사의 전환우선주 2만 주를 5억원에 매수하면 4개월 안에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 15억원으로 매각해 주겠다. 만약 그렇게 해주지 못하면 박씨가 실소유한 창투사에서 5억원에 주식을 매수해 준다고 한다”고 속여 투자를 권유, A씨와 그의 형 B씨로부터 총 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해당 코스닥 상장사는 당시 안씨가 인수한 회사였는데, 안씨는 회사 경영권을 장악하지도 못한 상태로 4개월 안에 15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로 교부하는 것이 불분명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박씨의 창투사 역시 경영건전성 요건 미달로 인해 시정명령을 받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M사 주식을 5억원에 매수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와 함께 기소된 박씨는 이미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오는 1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